오늘, 작은딸이 제복을 입고 무대에 섰다.
나무 건반 위로 부드럽게 흐르는 두 손, 그 손끝에서 울려 퍼지는 바흐의 프렐류드.
나는 조용히 숨을 죽이고 바라보았다.
그 아이가 걸어온 시간들이 떠올랐다. 군악대를 선택하고, 수많은 연습과 무대, 그리고 지금—정갈한 제복을 입은 채 국방과 예술을 함께 품은 이 모습.
가슴이 뭉클했다..
마림바는 원래 부드러운 악기지만, 오늘은 무언의 언어처럼 느껴졌다. 모든 말보다 더 단단하고, 모든 눈빛보다 더 깊었다.
그 누구도 쉽게 가지 않은 길, 예술과 사명을 동시에 지니고, 여자의 몸으로, 군악의 리더가 되어, 오늘, 이 아름다운 울림을 만들어낸 아이.
나는 그 아이의 엄마다.
지금도 귀에 맴도는 소리, 단순한 음표가 아니라, 수천 번의 연습, 수만 번의 인내, 그리고 흔들리지 않겠다는 의지가 만든 소리.
사람들은 그냥 연주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저 무대 위에는, 딸의 청춘이 있고, 사명감이 있고, 엄마가 말 없이 응원해온 시간이 있다.
오늘 이 연주는 그 어떤 수상보다 값지고, 그 어떤 박수보다 더 오래 울린다.
나는 오늘, 눈물을 참았다. 딸은 연주를 끝내고 조용히 퇴장했지만, 내 마음 속에서는 아직도 울린다. 그 소리가… 엄마에게는 세계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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