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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후 삶

계단에서 남편을 배웅하며..젊은 날을 그리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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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5시 45분.
또 하루가 시작된다.

도경이는 오늘도 습관처럼 눈을 뜬다.
남편이 출근할 준비를 하는 새벽.
커피 포트의 물이 팔팔 끓고 있고, 욕실에서는 샤워 물소리가 잔잔히 들린다.
창밖은 아직 어둡고, 사람의 인기척은 계단 위에서나 간간이 들려올 뿐이다.
그 소리에 마음이 잔잔히 깨어난다.

남편은 매일 아침 계단을 내려가며 출근을 시작한다.
아무 말 없이, 그러나 어김없이.
그 뒷모습은 매일 보아도 늘 낯설게 설레고, 가끔은 가슴이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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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도경이는 ‘배웅하는 아내’가 된다.
현관을 열고 슬리퍼를 꺾어 신는다.
남편이 가방을 메고 나서기 직전,
도경이는 계단 끝까지 함께 내려가며 조용히 그의 출근을 배웅한다.

그 순간, 계단을 내려가는 한 부부가 보인다.
여성은 슬리퍼를 신은 채 조용히 남편을 따라 몇 걸음 내딛고,
남편은 아이의 가방을 메고, 손을 잡고 함께 내려간다.

그 장면이 가슴을 쳤다.
'저건 바로, 30년 전의 우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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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시절의 아침.

남편은 두 딸을 데리고 늘 새벽같이 출근했다.
하나는 중학생, 하나는 고등학생
잠에서 덜 깬 눈으로 머리를 단정히 묶고, 조용히 도시락을 들려주던 도경.

현관 앞에서 남편이 아이들의 손을 꼭 잡고
"잘 다녀올게"
말하며 계단을 내려갈 때,
도경이는 늘 그 자리에 멈춰 손을 흔들었다.

눈으로는 “잘 갔다와”를 말하고,
가슴으로는 “무사히, 그리고 오늘도 행복하게”를 기도하던 아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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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는 몰랐다.
그 장면이 인생의 가장 아름다운 페이지가 될 줄은.

입시, 학원, 지각 걱정, 무거운 책가방…
그 모든 것을 안고
남편은 두 아이를 데리고 서울로 출발했다.
도경이는,도경이 일터로...
또 다른 내일을 준비하는 루틴의 여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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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도경은 말한다.

“그 시절, 참 고되었지만… 그리워요.
남편이 아이들 손을 꼭 잡고 계단을 내려가던 그 모습이
어느 날 새벽, 또다시 눈앞에 펼쳐졌어요.”

“내 인생 최고의 장면은,
서울의 겨울 계단을 함께 내려가던
당신과 아이들의 뒷모습이었어요.”

#젊음#추억#멈춘시간#입시#학교#60대#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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